2019년 10월

홍금보 아시죠? 묵직한 쿵푸를 선보이며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당대의 스타였었는데, 세월 앞에서는 진짜 장사가 없는가 봅니다. 인생무상이라지 않습니까? 지난번 부친 제사 모시러 귀국했을 때, 85세 어머니가 소주 한잔 드시고 자식들 앞에서 스쳐지나가듯 해준 말이 떠오릅니다. "인생이 모자라지 돈이 모자라지 않더라~ 매사에 이기려들지 말고 밑지는 듯 손해보는 듯 살아라!" SNS라는 게 그런 면이 있다. 대체로 매일 최고급 와인을 물처럼 마시는 사람은 좀처럼 그 와인 라벨을 자랑삼아 올리지 않는다. 매일 컵라면을 먹는 사람이 새삼 라면을 올리지도 않는다. 매일 일하는 사람은 클럽에 갔을 때 올리고, 매일 노는 사람은 어쩌다 일 열심히 할 때 티 나는 책상을 올린다. 수수한 사람이 어쩌다 풀 메이컵을 하면 셀카를 찍는다. 내일도 모레도 언제건 가질 수 있는 찰나를 올리지 않는다 (물론 매일 부와 미를 과시한다던가 하는 예외도 있다. 다른 결핍이 있어서 아닐까) 아무튼 그래서 그 사람이 올린 사진을 보며 역으로 이렇게 이해하곤 한다. 아. 이것은 저 사람의 ‘의례’가 아니라 저 사람의 ‘이례’ 겠구나. 나는 주로 목 늘어난 티셔츠에 추리닝이나 청바지 바람으로 하루종일 있기 때문에 그런 차림 사진은 기록할 필요가 없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넥타이를 맸다. 일 년에 열 번을 넘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의례와이례

프레인 글로벌 CEO 여준영

행사 시작 후 많은 분들이 오시며 네트워크가 느려져, 로봇팔의 센서 데이터가 잘 들어오지 않는 예상치 못한 위기가 있었으나, 당황/낙담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모두 정말 몰입하여 해법을 찾은 덕분에 발표 1분 전, 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발표가 마무리됨ㅎㅎ 본 행사 등을 통해 마키나락스에 관심을 갖게된 분들이 걱정 반, 의심 반으로 물어봄.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대기업 등 Big Player들이 AI 역량을 내재화할텐데. 작은 스타트업으로 어떻게 이 시장에서 경쟁할 생각인가?" "우리 말고는 아무도.. 지금뿐 아니라 앞으로도 결코 얻지 못할 엄청난 마법의 AI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고 답하고 싶으나 ㅎㅎ 그렇게 생각지도 않고 혹 그렇게 볼만한 뭔가가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위 질문에 답이 될 거라 생각이 들진 않음 나름 거진 20년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선/후배, Peer들을 관찰하며 스스로 믿게된 한 가지는.. "차이"를 만드는 "차별성"은 1) DNA에 박힌 긍정적 에너지, 2) 긴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성실/꼼꼼한 습관, 3) 기질적인 지적 호기심, 4) 물려받은 호감형 유전자 등등... 보다 근본적인 것이라는 사실임 앞선 질문은 사실 마키나락스뿐 아니라 모든 스타트업들 앞에 놓인 질문이란 생각이 드는데, 유기체처럼 성장하는 조직에도 위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함. 하여 개인적으로는 스타트업이(혹은 마키나락스가) 현재의 유연함과 겸손함, 순수한 지적 호기심에 근간을 둔 학습능력, 사소한 것들에 대한 진지함/절실함 등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차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함 Open Innovation, CVC 활동 등 측면에서 두각을 보인 한 대기업의 CEO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남. "... 열심히 그리고 잘 하고 있으나, 냉정히 우리는 아마존이 될 수는 없어. 그런 얘들은 태생이 우리(대기업)와 다른 얘들이야..." 흥미진진했던 데모데이를 회고해 보면 유독 저 질문이 떠오름. 질문하신 분들이 그것을 의도했는지, 안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저 질문에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은 "그들(대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뭘 더 가져야 하냐?"라는 것 보다는 "양적/질적으로 조직을 성장시키면서 지금 우리의 장점을 어떻게 유지/강화 할 것인가?"란 생각이 듬 -MakinaRocks Biz. Development Senior Executive 허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