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1월

Q. 앞서 물신에 대한 집단 항복의 시대라고 말씀하셨는데, 광고가 제품의 진짜 가치보다 허상만을 보여주고 물신에 대한 집단 항복을 보여주는 일 아닙니까? 그 일을 하고 계신 분으로서 이럴 때 소비자인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소비자가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답 빼고 대답 부탁드립니다. A. 아주 쉽게 말씀드릴게요. 저는 도덕 교과서를 쓰려고 이 일을 하지 않습니다. 저는 돈을 벌려고 이 일을 합니다. 생업으로 고른 직업이 광고인이구요. 그 직업이 부도덕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을 뽑아서 소비자에게 전달한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근데 그 일을 잘하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물신에 대한 집단 항복을 말씀드렸습니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광고입니다. 몇 년 전에 나왔던 '부자 되세요' 그 광고 불편하지 않으셨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물음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 이 광고들 불편하지 않으셨습니까? 저는 보면서 불편했습니다. 이것은 물신에 대한 집단 항복입니다. 덕담이 '부자 되세요'가 되는 사회는 정말 불편한 사회입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냐? 광고입니다. 그 광고가 잘못한 것이냐?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우리 모습입니다. 그 광고가 왜 떴습니까? 그 광고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열광했나요? 우리들 마음속에 그 장면이 있는 거죠. 광고가 그런 일을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해야지 하면 저도 이 직업을 그만뒀어야죠. 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하면 한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면서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하고 싶고요.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차별에는 도전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생각이다. 생각은 에너지다. 정말 중요한 가치는 진심이다. 진심이 짓는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을 통해서 그런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겁니다.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하는 일이니까 이 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구요. 저는 제가 이 일을 생업으로 접근하고 있고, 그 일을 통해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는 것이 제 꿈입니다.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 빅 퀘스천 2015 박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