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먼 지평선 위에 홀로 떠 있는 하나의 별입니다. 나는 세상을 바라보고, 또 세상을 경시합니다. 그리고 결국은 나 자신의 열기 속에서 스스로 타버리고 맙니다. 나는 밤만 되면 폭풍 속에서 울부짖는 바다입니다. 낡은 죄로 가득 차 비통하게 신음하는 바다, 그러면서도 계속 새로운 죄를 향해 덮치는 바다입니다. 나는 그대들의 세상으로부터 추방되었습니다. 나 자신의 자존심에 의해 키워져, 나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속아버렸습니다. 나는 왕국도 없는 왕입니다. 나는 벙어리가 되어버린 열정입니다. 난로도 없는 집에서, 칼도 없이 전쟁터에서 홀로 서서, 나 자신의 힘에 의해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 <나는 하나의 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