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했던 대화가 떠오른다. "할머니 요새 제일 행복한 순간이 언제야?" 묻자 할머니는 매일 혼자 있는데 행복할 일이 어디 있냐고 했다. 맞는 말이네. 머쓱해져서 "내가 와서 행복하지?" 하니까 "응 기쁘고 좋다."라고 했다. "행복까지는 아닌가봐?" 하니까 "기쁘고 좋은 게 행복 한 거"라고 했다. 할머니만 생각하면 가슴 아픈 게 연민 같아서 싫지만, 사랑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낫다. 사랑에서 오는 연민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