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너무도 강력한 초자아가 서 있기 때문이에요. (실제 내가 쌓아온 것 말고도 여기저기서 더 좋은 걸 차용해서 이상화된 내 모습을 쌓아놓았다는 것)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이상일 뿐, 현실이 아니에요. 그래서 매번 이상화 된 기준에 도달하는 걸 실패하면서 자신에게 벌을 주고 있는 거죠. 그렇게 엄격한 초자아가 있으면, 나중에는 벌을 받는 게 만족스러워지는 지경까지 갈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사랑받는 것을 의심하고, 일부러 상대에게 욕을 먹을 때까지 행동하면서, 상대가 나를 포기하면 오히려 안심하는 상태까지 가게 되는 거죠.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