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해킹 붐 덕에 생겨난 부작용 중 하나가 실험만능주의다. 그냥 해보면 되지 않느냐는 식인데, 안하는 게 나은 경우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특히 브랜딩과 관련된 광고나 홍보 활동이 그렇다. 우리 잠재 고객의 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르고 실험한답시고 마구 던져대면 회복 불가능한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 그 브랜드는 버려야 된다는 말이다. 페북 광고를 보면 그런 광경을 자주 목격한다. 같은 브랜드로 어떨 때는 키치한 이미지를 어필하고 어떨 때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어필한다. 실험하겠다는 의미겠지만 그런 식의 실험은 오래 갈수록 위험하다. 고객들이 그 브랜드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만들 뿐이다. 그런 실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고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품질이나 가격으로 차별화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러므로 우리 상품이 그 외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우리 브랜드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상에서 고객의 아이덴티티 강화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다. 스타벅스를 마시는 사람, 에어팟을 꼽고 음악을 듣는 사람, 구찌를 입는 사람이 어떤 이미지인지를 학습시키는 것이다. 한마디로 고객의 격에 맞는 브랜딩을 하는 게 매우 주효하다. 고객의 격에 맞는 브랜딩은 동격의 브랜딩이 아니다. 상격의 브랜딩이다. 고객의 현재 격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고 바라고 동경하는 격에 맞춰야 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하위 문화라 할지라도 우리 타깃 고객이 동경한다면 상격이라는 것이다. 우리 타깃 고객을 기준으로 최상격은 추구하면 안된다. 고객이 성취할 가능성이 낮은 최상격은 언제나 질투, 조롱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격도 안된다. 격에 맞지 않는 건 바이럴되지 않는다. 이건 상식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격이 있다. 사람은 상격을 추구하며 하격은 배격한다. 실험으로 니즈를 찾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브랜드의 격을 손상시키는 것은 아닌지 항상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미 고객이 확보된 상황에서는 격을 건드는 실험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