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캠퍼스를 한지 벌써 5년째가 넘어간다. 그동안 패스트캠퍼스를 보고 여러 카피캣들이 등장했었고, 또 등장하고 있다. 성인교육 시장은 이제 막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사실 성인교육 시장의 변화 양상과 과거 사교육 시장의 발전 모습을 보면 공통점들이 많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과거에 대학생들이 창업하는 아이템의 절반은 과외 관련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보고 듣고 접해본 것 중에 꽤 돈이 된다는 것을 아는 몇 안되는 것이기 때문일까. 근데 나이가 들어서 생각해보면, 과외로 짭짤하게 개인들이 돈을 좀 벌었었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과외를 제대로 기업화해서 내가 과외를 직접 안 뛰고도 굴러가는 과외 '기업화'를 했던 케이스는 사실 별로 없다. 성인교육 시장도 마찬가지인데, 대부분은 사장님이 직접 강의를 하면서 시작이 된다. 내가 직접 강의를 하니까 당연히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이고, 강사료도 별도로 카운트 안 하니까 이익률도 좋아 보인다. 근데 문제는... 일단 내가 강의를 안 하면 돈이 안 벌리고, 또 강의를 월화수목금토일 하자니 이게 사람이 사는 게 아닌 게 된다. 또, 내가 모든 분야를 다 아는 것도 아니니까 한두 분야밖에 할 수가 없다. (-> 여기까지 패스트캠퍼스도 초창기에 다 겪었던 이야기) 그래서 내가 강의를 안 하고 다른 사람들 데려와서 시켜야겠다 -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 두 개는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전자는 스타 학원강사가 되는 것이 핵심이고, 후자는 컨텐츠 프로덕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동일 사업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그냥 다른 사업을 새로 시작하게 된다. 과외로 몇백, 몇천씩 번 개인들은 너무 많지만, 과외 기업화가 이뤄진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다시 상기해보면 교육 비즈니스의 특징이 드러난다. 내가 하다가 남이 하게 하는 것이 절대 쉽지 않고, 돌이켜보면 그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 즉, 내가 해서 잘되고 있는 이 비즈니스가 남이 하게 했을 때 잘될 것이라는 연관성은 (조금 과장하면) 아예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제대로 기업화하지 않겠다면 방법은 하나. 내가 어마무시한 스타강사가 되는 것이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시원스쿨 이시원, 쓰리제이에듀 존쌤 같은 존재. 물론, 내가 훌륭한 기업가를 꿈꿨지, 스타 강사를 꿈꾸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길을 생각하기엔 꽤 심한 자아 분열이 일어날지도.. 교육업에 뛰어들어 1,2년 강사 하면서 돈 조금 버는 사람들은 많아도, 10년 이상 오래 가는 교육 기업을 제대로 만든 회사는 별로 없는 것(본인이 직접 강사가 아닌 회사)이 이를 보여준다. Easy to start, hard to scale. 스타트업의 본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페스트트랙아시아 CEO 박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