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종종 오시는 할아버지가 계신다. 늘 알은체하시는데, 나도 그게 싫지 않아 인사드리고 서로 몇 마디 나누곤 한다. 보통 느긋하게 커피 한 잔 하고 가시는데, 오늘은 카페가 너무 바빠서 쫓기듯 마시고 나가셨다. 그게 마음에 걸려 일부러 따라나가 안녕히 가시라고 크게 인사드렸다. 그렇게 보내드리고 몇 분 뒤, 할아버지가 다시 들어오셔서 나에게 뭔가를 건네셨다. '내가 먹으려고 산 건데, 자네가 잘 가라고 인사해서 주는 거야' 외로움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나는 문득 생각했다. 그리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할아버지의 가족에 대해 생각했다. 훗날 나의 모습에 대해서도, 갈비는 그야말로 일 인분이었다. 아주아주 맛있었다. 내 인사가 이만큼 대단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