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사실, 지금으로부터 50년 후인 2063년 미래에서 왔습니다. 그때 저는 직장암으로 죽음의 문턱에 서 있었습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죽고만 싶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한 천사가 제게 다가왔습니다. 그녀는 제가 전 우주를 통틀어 가장 지루한 인생을 살았다면서 천국에 가서도 즐기지 못할 거라 말했어요. 그리고는 저를 2013년으로 돌려보내 주었습니다. 스물네 살로 말이죠. 아씨... 저는 군대를 다시 가야 했습니다. 그래도 이십 대로 돌아오니 정말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전 그때 연애 한번 못 해보고 밤낮없이 맨날 공무원 시험 준비에만 파묻혀 살았거든요. 2013년으로 돌아가면 하고 싶은 일들이 정말 많았어요. 먼저, 족구를 매일매일 하고 싶었습니다. 또 뭘 할까 생각하던 중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살면서 본 여자 중에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그녀는 마치 천사 같았어요. 그런데 저는 겁쟁이처럼 그녀에게 고백 한번 못 해 보고 멀리서 그저 지켜보기만 했었습니다. 정말 병신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제게 드디어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번엔 꼭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랑해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족구왕 홍만섭 대사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