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의 할일은 모르는 사람의 그늘을 읽는 일. 느린 속도로 열리는 울음 한 송이. 둥글고 오목한 돌의 표정을 한 천사가 뒹글다 발에 채고. 이제 빛을 거두어 땅 아래로 하나둘 걸어들어가니 그늘은 둘이 울기 좋은 곳, 고통을 축복하기에 좋은 곳.

-김경인, 여름의 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