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라는 걸 굳이 꼽자면, 노력이 매우 자연스러운 사람입니다. 무슨 거창한 이유, 각오, 의지 같은 게 아니고, 그냥 목마르면 물마시고 졸리면 자듯이 자기 할 일 하는 게 본능처럼 자연스러운 사람을 말합니다. 즉, 그게 '습관'인 사람입니다. 습관대로 할 뿐 특별히 무슨 생각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누가 뜯어말려도 본능처럼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습관을 만드세요. '의지', '인내' 따위는 그저 겉만 번지르르한 말이에요. 늦잠자는 게 습관인 사람이 인내와 의지로 일부러 참다가 잡니까? 아뇨. 피곤해서 곧 죽을 것 같아도 그냥 습관이 그러니 늦게 자는 겁니다. 노력도 똑같습니다. 힘들어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냥 뇌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겁니다. 억지로 인내와 의지로 꾸역꾸역 하는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습관대로 즐기며 하는 자를 못 이깁니다.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