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다 가르쳐줘도 돼요? "가르쳐줘도 따라할 사람만 하지... 게으른 사람은 안해요." 이런 얘기 이연복 외에도 TV에 나오는 셰프들 입에서 수십번도 더 들어봤다. 하다못해 생생정보통 나오는 대박난 떡볶이집 아줌마도 그러더라. 레시피 다 갈쳐줘도 된다고. 이렇게 복잡하고 힘든 과정 거쳐 떡볶이 장사하라고 하면 다들 1년도 못 버티고 관두고 천명에 한명이나 계속 할텐데,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알아서 연구하려 하지 남의 것 곧이 곧대로 베낄 사람들도 아니니 괜찮다고. 역시 TV에서 본 무슨 교수아자씨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요행수를 바라고 로또를 사는 사람들까진 아직 상태가 나쁘지 않은 거라고. 문제는 인생에서 요행수 한방을 바라면서도 귀찮고 게을러서 로또조차 안 사는 사람들이라고. 근데 그런 애들 의외로 꽤 많이 봤다. 언젠가 신문에서 청년들 장래희망 1위가 건물임대업자란 조사결과에 대해 부동산공화국이 낳은 폐해 어쩌고 하는 설명을 본 일 있는데, 서울 강남보다 훨씬 임대수익 높은 도시 지닌 나라들에서도 뭐 딱히 그런 경향이 있단 얘긴 못 들어봤다. 영국이었던가, 심지어 록스타까지 10위 내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건물임대업자 같은 건 없더라. 그거 단순히 돈 잘 번다고 건물임대업자가 꿈인 거 아니란 얘기다. 건물임대업은 실제적으로 '일을 안 한다'는 이미지 탓에 그런 게 큰 거다. 그냥 부도 아니라 게으름을 기반에 둔 부가 목표인 거. 엊그제 종종 가는 멘야하나비에서 마제소바 먹는데, 가게 모니터로 그 사장아자씨 TV 인터뷰 틀어주고 있더라. 그 아자씨도 딱 위에 저 얘기 반복하고 있었다. 다 갈쳐줘도 돼요. 갈쳐줘도 사람들 이거 힘들어서 안 해요. 정보는 싸고 노력은 비싼 동네구나, 여기.
-이연복